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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우리의 밝은 미래-사이버네틱 환상’ 20일 개막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노출승인 2017.07.19 댓글 0

 

우리나라 대표 미디어아티스트인 백남준은 ‘사이버네틱스 예술’ 선언(1965년)에서 사이버네이티드된(자동화되어가는) 삶에서 겪는 좌절과 고통은 사이버네이티드된 충격과 카타르시스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자동화된 삶, 오늘날의 스마트한 삶에서 겪는 고통의 치료법은 결국 스마트한 기술을 경유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진정으로 스마트한 삶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고 인간이 로봇을 조종하는 것처럼 서로를 객체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 환경의 시스템 깊숙이 접속하여 인간, 기계, 혹은 인간 비인간 사이의 새로운 접합의 지점을 만들어가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백남준아트센터가 20일부터 기획전 <우리의 밝은 미래-사이버네틱 환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기술 환경과 인간 존재에 관계성을 부여하고 미래적 시각을 제시했던 백남준의 사이버네틱스 관점에서 현대 기술과 예술을 탐문하는 전시다.

 

사이버네틱스는 미국의 수학자 노버트 위너에 의해 탄생한 용어로 1940년대를 기점으로 과학기술 분야 전반에 걸쳐 수용된 이론이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제어하고 통제한다는 관점에서 생명체와 기계를 동일하게 보고자 한 이 이론은 ‘인간의 기계화’, ‘기계의 인간화’라는 현대 기술발전의 경향성을 주도해 왔다.

 

이같은 기술 발전은 인간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동시에 그 기술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인간의 정체성마저 잃을 것이라는 공포감을 함께 조성했다.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시는 로봇(Robot), 접합(Interface), 포스트휴먼(Posthuman) 등 각 섹션에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두고 다양한 질문을 다채로운 예술작품을 통해 던진다.

 

로봇 섹션에서 선보이는 백남준 <로봇/피플>, <로봇 K-567>, <내 마음 속의 비>, 박경근 <1.6초>, 양쩐쭝 <위장>, 노진아 <진화하는 신, 가이아>, 손종준 <자위적 조치>, 자크 블라스 & 제미마 와이먼 <나는 여기에서 공부하는 중 :))))))>은 인간과 기계의 공존으로 인한 갈등과 진동을 잡아내며 로봇과 인간의 협업 시스템에 균열이 생겼음을 고발한다.

 

접합 부문에서는 인간 기계 협업 시스템의 균열로 파고들어가 새로운 이음새를 시도한다. 프로토룸 <메타픽셀 피드백>, 언메이크 랩 <이중 도시의 루머>, 황주선 <마음!=마음>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기계의 블랙박스를 파헤치고 다시 인간의 위치를 기계들 사이에 재배치시킨다.

 

포스트휴먼 코너에서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수평적인 관계망 속에서 재설정할 때가 왔음을 보여준다. 김태연 <인공의 섬>은 작가의 DNA를 식물에 넣어서 배양하고 스펠라 페트릭 <비참한 기계>는 홍합의 근육 수축을 인간의 노동시스템으로 전환시켜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오는 22일 참여 작가 김태연, 스펠라 페트릭의 아티스트 토크와 8월 매주 토요일 ‘기술ㆍ미디어 워크숍’을 진행한다.

 

한편 20일 개막식에서는 백남준아트센터 1층 리뉴얼 기념식과 총 3팀의 오프닝 퍼포먼스 공연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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